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자비에르
- 협재해수욕장 달리책방
- 책읽아웃
- 패배는 나의 힘
- 폴 파머
- 존 쿳시
- 즐거운 살인
- 키 큰 소나무에게 길을 묻다
- 진실된 이야기
- 이덕무
- 아이티
- 이찬규
-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 채링크로스 84번지
- 희망의 인문학
- 잠들면 안 돼
- 잠 못 이루는 행성
- 한평 반의 평화
- 주름 대처법
- 출산서약서
- 이오지마의 편지
- 자코테
- 일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
- 작은 변화를 위한 아름다운 선택
- 하상주 단대공정
- 인공낙태
- 이영록
- 황제신화
- 이탁오평전
- 하늘가 바다끝
Archives
- Today
- Total
마녀의 숨은 책방
한 번의 생에 여러 번 죽는다 본문
가을에
숲이 누렇게 변할 때마다 나는 죽는다
한번의 생에 여러 번 죽는 것은
내게 모든 것 가운데 가장 힘든 일!
봄에
새로 돋은 풀이 향기를 발할 즈음
늙은 암소가 힘겨워 쓰러질 때마다 나는 죽는다!
차가운 한풍이 사납게 울부짖고
어린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쓰러질 때마다
나는 죽는다!
잠이 덜 깬 몽골에서 멀리 떨어진
태평양 어딘가에서 배가 침몰할 때
얼굴 모르는 어느 누군가가, 어느 곳에서
가슴을 치며 서 있을 때
지도에 이름이 없는
더해도 더해지지 않고, 없애도 없애지지 않는
한 작은 섬에 땅이 흔들릴 때
더욱이ㅡ
먼 외딴 초원의 고요를
엽총 소리가 놀라게 할 때
나는 죽는다!
한번의 생에 여러 번 죽는 것은
내게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일!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은
한 번의 생에
오직 한 번 죽는 사람들과
날마다 함께 살아가는
너무도 끔찍한 일!
---------
담딘수렌 우리앙카이 ; <낙타처럼 울 수 있음에>(이안나 옮김, 아시아)수록
'정수리에 시 한 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 (0) | 2021.07.11 |
---|---|
어느 악기의 고백 -김효선 (0) | 2021.04.29 |
탑승구 A4 (0) | 2021.02.06 |
그림이 된 시 한 줄 (0) | 2017.01.24 |
시를 삭제하고 (0) | 2016.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