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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가 마음에 안 드세요? -『윤치호 일기 1916-1943』 본문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역사교과서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교과서포럼,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현재의 교과서, 특히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편향이라고 주장하자 교육과학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와 여당 의원들도 교과서 수정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좌편향이라며 개정을 주장한 내용을 읽다가 한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식민지시기를 언급한 부분인데, 기존 교과서에서 “우리 민족은 자주독립국가를 수립할 능력을 가졌다”고 한 데 대해 “능력을 가졌는지 의문”이므로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방이 되고 자주독립국가를 수립한 지 60여 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이런 말을 하다니, 그것도 ‘교과서’에 실려야 한다니, 놀라웠습니다. 그런 시각이 친일을 낳고 민족을 부정하게 한 역사가 엄연한데도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잘 모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독립할 역량이 안 되니 실력부터 키우자던 사람들이 왜 필경은 친일파가 되었는지, 교과서 대신 역사 자료로 직접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겁니다. 『윤치호 일기』 같은 좋은 자료도 있으니까요.
1880-90년대에 이미 일본, 중국, 미국에서 유학한 조선 최초의 근대 지식인 윤치호(1865-1945)는 개화관료로 독립협회를 이끌었고, 105인 사건의 주모자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으며, 조선 감리교의 대부로 YMCA운동을 주도한 한국의 대표 엘리트입니다. 그의 집안 또한 제4대 대통령 윤보선(종질)을 비롯해 서울대 총장을 지낸 윤일선(종질), 국회부의장 윤치영(사촌동생), 농림부장관 윤영선(장남) 등을 배출한 유력 가문이니, 어느 모로 보나 한국 사회의 주류에 속하는 인물입니다.
윤치호는 특히 한국사에서 보기 드문 기록자였습니다. 그는 갑신정변이 발발하기 전인 1883년부터 시작해 1943년까지 무려 60년 동안 일기를 썼습니다. 워낙 방대한 분량인데다 대부분 영어로 씌어져 있어서 읽기가 쉽지 않은데, 다행히 식민지시기를 발췌한 요약본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3․1운동, 만주사변, 중일전쟁 등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겪는 윤치호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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