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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풍경

독서회에서 배운 것

노바리 2016. 1. 10. 12:28

지난 달 독서회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토론하다가 머리를 한 대 맞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기분 나쁘지 않고 상쾌한 한 방.

죽음이 두려운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왜 두려운가에 대해 말했다. 나처럼 여러 사람들이 죽음도 죽음 이후도 모르기 때문에 두렵다는 생각들을 말했다. 그때 한 분이 말했다. 

"나는 모르니까 안 두려운데요. 이 세상에 태어날 때도 모르고 왔잖아요. 모르고 왔는데 이렇게 재미있으니까 죽는 것도 그래요. 모르지만, 또 어떤 재미있는 일이 펼쳐질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별로 두렵지 않아요."

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물론 이 세상살이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적도 거의 없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닌 것 같다. 모르니까 기대되고 궁금하다는 마음. 그 마음이 놀랍고 신선하다. 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싶으니까 갑자기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재미없다, 겁난다는 마음으로 오래 살았으니까 앞으로는 이 마음으로 살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날 일을 잊어버릴까봐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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