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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새 식구가 생기다!

노바리 2014. 4. 11. 17:18

4월 5일 적적하던 집에 새로운 친구가 뿌리를 내렸다.

윤석남 선생님의 1025마리 유기견들 중 선생님께서 직접 점지해준 예쁜 아이.

처음엔 슬픈 듯한 눈이 가슴에 콕 박혀서 어찌 감당할까 싶었다. 하지만 한번 본 뒤로 잊히지지 않아서 인연이구나 했다. 그렇게 우리집에 입양온 녀석, 볼수록 새롭고 이쁘다.

화분 옆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이름을 궁리했다.

얼굴을 보며 떠오르는 이름들을 불렀다. 우스운 얘기라 하겠지만 이름을 부르고 표정을 보니까 좋아하는지 시큰둥한지 보이는 것 같다.  

나는 봄비가 좋았는데 녀석은 별로인 듯하다. J는 따둥이(따듯한 귀염둥이라나 뭐라나)를 추천했으나 우아한 아이답게 NO다. 

한참 고민하다가 아련한 눈매에 어울리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기도 하는 '봄눈'이로 하고 불러봤다. 표정이 괜찮은 것 같다.

J도 좋단다. 그때부터 봄눈아, 하고 아침저녁 불렀다. 

그런데 사흘쯤 지나서 윤 쌤이 이름이 고민이면 늘보가 어때? 하셨다. 늘 조바심 치는 나를 경계할 겸사겸사.

아, 늘보는 나도 좋아하는데, 이미 봄눈이가 입에 익어서 어쩌지. 

그래서 본인한테 물어보았다.

넌 늘보가 좋아 봄눈이가 좋아?   

씩 웃는다. 아주 날 갖고 논다. 흠.. 결국 늘보 봄눈 선생으로 하기로 했다. 그렇게 정하고 나니까 아주 신나하는 얼굴이다.

윤 쌤은 강아지가 호까지 가졌다고 웃으신다.

이제 늘보 봄눈이는 우리와 함께, 아니 J의 말대로 우리보다 더 오래 세상을 살리라. 고맙다, 봄눈아. 우리에게 와줘서, 우리에게 웃음을 줘서.

윤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늘보처럼 아주 천천히 지치지 않고 쉼없이 나아갈게요. 늘보 봄눈 선생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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