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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읽은 책 정리

노바리 2013. 1. 31. 18:47

** 2010 읽은 책

한 해의 마지막 날, 올해 읽은 책들을 떠오르는 대로 정리해둔다. 가끔 읽은 책을 다시 읽다가 뒤늦게 알아채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1.김두식, 불멸의 신성가족 -재미있으나 정밀하지는 못한 느낌

2.강영숙, 리나 -새로움, 딱 거기까지

3.베네딕트 앤더슨, 상상의 공동체 -공부가 되었으나 2%부족

4.앨런 와이즈먼, 인간 없는 세상 -재밌다. 조금 줄였어도 좋았을 듯

5.존 쿳시, 엘리자베스 코스텔로 -쿳시 작품 중 가장 읽기 힘들었다

6.---, 마이클 K

7.---, 야만인을 기다리며 -쿳시의 매력에 한동안 빠져 지내다

8.아리스티드, 가난한 휴머니즘 -얇지만 ㅂ무게 있는

9.김용철, 삼성을 생각한다

10.불가노프, 거장과 마르가리따 -색다르고, 꼼꼼히 분석하고 싶은

11.심양장계 

19.이영희, 대화 -너무 늦게 읽은

20.벤야멘타 하인학교 -독특하고 매혹적인

21.볼라뇨, 전화 

22.----, 칠레의 밤 -매력적이지만 도취되지는 않는

23.헤르타 뮐러, 숨그네 -숨이 막히다

24.나의 마지막 장편소설

25.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김원영이란 이름을 기억하다

26.노근리 이야기 -내용과 형식이 조응한 만화

27.안전지대 고라즈니

28.최기숙, 처녀귀신

29.정약용, 목민심서 -예전과는 다른 감동을 느끼다

30.종교전쟁

32.나쓰메 소세키, 마음

33.-----, 그후

34.앵무새 죽이기

35.이언 와트, 소설의 발생

36.이가원, 유교반도 허균 -허균평전보다 재밌다

37.미요시 유키오, 일본문학의 근대와 반근대 -쓸만한 대목이 적다

38.루쉰과 저우쭈어런 -루쉰의 몰랐던 면모를 본 건 재미있으나 깊이는...

39.사라져가는 목소리들

40.저항과 아만 -이언진의 발견!

41.박희병, 나는 골목길 부처다 -박희병의 글쓰기가 조금만 유연해진다면!

42.낯선 세계로의 여행

43.한시미학산책 -정민의 감수성은 정말!

44.바야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45.---,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46.----, 셜록 홈즈는 틀렸다

47.나는 어떤 사람인가

48.나를 더 사랑하는 법

49.죽음과 함께 춤을

50.카프카와의 대화 -카프카 평전보다 더 카프카를 느끼게 한다

51.10 1/2장으로 쓴 세계역사

52.계승범, 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 -충격!

53.뮐러, 저지대

54.감정노동

55.국민을 그만두는 법

56.조선인의 유토피아

뭔가 더 읽은 듯한데 생각이 안 난다. 고마운 책들 덕분에 살았다.

**한국 소설 읽기. 2009.12

 

안 읽어도 누가 뭐라는 건 아닌데 그동안 한국소설들을 너무 안 읽었다는 생각이 들자 의무감 비슷한 게 생겼다. 그래서 요즘 유명짜한 작품들을 몰아 읽었다.

공지영의 [도가니]는 성폭력에 대한 소설. 소설의 계몽적 역할을 믿는 작가답게 이번 소설도 성폭력이라는 사회문제에 대해 대중적으로 호소력있게 전달하고 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문제를 안이하게 풀어나갔다면 이번 작품은 그보다는 고민이 깊었던 느낌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여운은 짧고, 독자의 몫은 너무 적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참 편안한 소설이다. 작가도 쓰기가 편했을 것이고 독자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엄마 얘기다. 엄마에 대해 새로운 발상이나 고민은 없다. 그냥 누구나 엄마는 이럴 꺼야, 아니 엄마는 이런 거지, 이래야 하지, 라고 생각하는 그런 엄마를 얘기한다. 엄마의 은밀한 사랑 같은 에피소드를 집어넣은 건, 작가가 그렇게 너무 상투적인 엄마상을 그리는 게 민망해서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 같지만, 작품 내적으로 유기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작가의 영악함을 보여주는 듯해서 오히려 읽는 내가 더 민망하다. 신경숙은 글 쓰는 법을 아는 작가인데 왜 아직 늙지도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자신을 소비하는지 모르겠다. 성공이라면 충분히 했지 않은가.

김훈의 [공무도하]는 앞에서 절반까지 읽다가 맨 뒤부터 다시 1/3를 읽다가 결국 그만두었다. 김훈은 역시 산문이고, 소설은 단편이 좋다. 장편은 정말...건너기 힘든 강을 건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자의식 과잉이 읽는 이를 지치게 한다. 한국의 지가를 올린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 때도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지만 이번 작품은 그 정도가 더하다. '삶은 비루하고..던적스럽다'는 소설 속 문장을 읽는 순간,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이 그야말로 던적스럽게 느껴졌다. 세상에서 제일 입맛 쓴 것이 포즈의 허무주의를 보는 게 아닌가 싶다. 허무는 허무로 말해질 수 있는 게 아닌데, 그건 문장 너머의 절망이고, 그 절망은 스타일이나 포즈로는 닿을 수가 없다.

알라딘에 책을 주문했더니 김연수의 신작단편집의 일부를 담은 소책자가 함께 왔다. 그 짧은 소설을 아직도 읽지 않았다. 김연수의 수다스러움을 지금 내가 감당하기엔 이 세상이 너무 수다스럽다.

한유주의 [얼음의 책]이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평론가들이 통속소설을 굉장한 예술적 성취로 상찬하는 데 대해 스스로 자괴감을 느껴 이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면, 이 작품의 무엇이 그리 대단한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대중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스스로의 문법으로 글을 쓰는 그 과감함에는 물론 나도 한 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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