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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숨은 책방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본문
.............이 소설을 쓴 어빈 얄롬은 스탠퍼드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리치료의 권위자랍니다. 전문가가 쓴 팩션(faction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결합한 소설)답게 이 작품은 정신분석학에 대한 일종의 입문서이자 니체 철학에 대한 친절한 해설서로 손색이 없습니다. 대단한 사건 사고는 없지만, 무엇보다 세기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와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요제프 브로이어가 만났다는 설정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해서 자못 흥미진진하게 읽힙니다.
프로이트의 스승인 브로이어는 어느 날 여행지에서 루 살로메의 기습적인 방문을 받습니다. 아름답고 당당한 살로메에 매료된 브로이어는, 얼떨결에 니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철학자의 치료를 맡기로 약속합니다. 마흔을 목전에 둔 브로이어는 빈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와 살고 있었지만 여자의 미모에 대한 내성은 아직 생기지 않은 상태였죠. 그 때문에 베르타(‘안나 O’라는 이름으로 정신분석학의 역사에 기록된 유명한 여성입니다)라는 여자 환자와 심각한 문제를 겪었음에도 말이지요.
그리 오래지 않아 브로이어는 자신이 여자의 미모 때문에 또 한 번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습니다. 니체라는 이 무명의 천재 철학자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겸손했고 치료에 협조적이었지만, 막상 브로이어가 그의 심리적 불안을 치료하려고 하면 강력한 철학적 주장들로 모든 걸 무화(無化)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브로이어가 대화치료를 위해 “편두통으로 무슨 이익을 보셨나요?” 하고 묻자 니체는 반발하거나 변명하거나 부인하는 대신 진지하게 대답합니다. 편두통은 철학 작업을 계속하도록 해주었고, 나빠진 시력은 다른 철학자들로부터의 자유를 주었으며, 질병은 죽음의 현실성과 대면하도록 해주었다고 말이지요.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무엇이든지 결국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선언하는 니체 앞에서 브로이어는 말을 잊습니다.
지독한 편두통과 발작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자신의 정신엔 손도 못 대게 하는 환자 니체를 보며 브로이어는 의사로서의 무력감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결국 치료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지요. 하지만 그때 니체가 무의식 속에서 그에게 손을 내밉니다. 도와 달라고, 자기를 도와 달라고 애원하는 니체 안의 또 다른 니체를 보며 브로이어는 모험을 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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