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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할 데가 없다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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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어마어마하게 긴 제목을 봤을 때는 발랄 쾌활한 청춘소설을 생각했습니다. 9.11참사를 다룬, 믿을 수 없을 만큼 가슴 미어지는 소설일 거라곤 꿈에도 상상하지 않았지요. 물론, 우리는 왜 존재하며 왜 존재를 무화(無化)시키는지, 도대체 무엇에 의지해서 존재해야 하는지 같은 엄청나게 심오한 질문이 담겨 있을 거라곤 더더욱 생각한 적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여서 또 한 번 ‘대체 뭐야!’ 했지요.
소설에는 세 명의 ‘나’가 등장합니다. 2001년 그날 아버지를 잃은 오스카, 2차대전 때 드레스덴 폭격으로 가족과 애인과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잃은 오스카의 할아버지, 같은 날들에 가족을 잃고 혼자서 그 모든 부재를 견뎌온 오스카의 할머니. 그 세 사람이 번갈아서 서로 다른 호흡으로, 서로 다른 기억 속의 자기 이야기를 한 것이 이 소설입니다.
세 사람을 잇는 삼각형의 한 가운데는 오스카의 죽은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이 저 무(無)의 암흑 속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잡아당기는 인력(引力) 같은 존재이지요. 살아있는 세 사람은 그의 자장(磁場) 안에서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삶을 다짐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어처구니없이 잃고서 살아간다는 게, 제대로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래서 할아버지는 말을 잃은 채 왼손에는 예스를 오른손에는 노를 문신한 채 존재하지 않는 듯 살아가고, 할머니는 눈이 안 좋다며 수천 장의 텅 빈 자서전을 쓰면서 부재의 시간을 견딥니다. 그러나 그들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불행은 세습됩니다. 이제 그들의 손자 오스카마저 같은 고통을 겪습니다.
자신의 “레종 테트르(존재의 이유)”였던 아버지를 잃고 아홉 살 오스카는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립니다. 잠 안 오는 밤, 오스카는 끊임없이 발명을 합니다. 휘파람 부는 주전자, 뒷면에서 과자 맛이 나는 우표, 엘리베이터 대신 건물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빌딩(비행기가 부딪혔을 때 95층에 있는 사람을 땅으로 내려다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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