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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숨은 책방
과학적인 야구 사용기 - 『풀하우스』 본문
세계 야구대회(WBC)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실내야구장에서 방망이 휘두르는 걸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치는 저는 말할 것도 없고, 평소 야구에 별 관심 없던 친구들도 김인식, 봉중근, 김태균 같은 이름을 술술 주워섬길 정도니 말입니다.
하지만 학부모들 중에는 공부해야 할 아이들이 야구 경기에 넋을 뺀다고 불만인 경우도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세계적인 고생물학자이며 못 말리는 야구광인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야구도 즐기고 과학 공부도 하는 일석이조의 선택이 될 테니까요.
『판다의 엄지』로 유명한 굴드는 학문적 업적에서나 글쓰기의 내공에서 리처드 도킨스와 자웅을 겨루는 생물학자입니다. 그는 아주 열광적인 야구팬이었는데 어느 정도냐 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왜 예전엔 있었던 4할 타자가 지금은 사라졌을까를 고민하다가 진화론의 새로운 학설을 창안했을 정돕니다. 설마 싶으시다면 『풀하우스』라는 책을 보십시오. 진화생물학계의 문제적 저작으로 손꼽히는 이 책의 주제가 바로 ‘야구에서 4할 타자가 왜 사라졌는가?’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수십 년 동안 야구 전문가와 팬들을 사로잡은 미국 야구 역사상 최대의 수수께끼입니다. 1920년대까지도 드물지 않던 4할 타자가 1941년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자 사람들은 위대한 시절은 갔다고 아쉬워합니다. 표면적인 기록만 보면 분명 “아, 옛날이여!”라는 한탄이 나올 만했지요.(참고로 우리나라에선 프로야구 원년에 백인천 선수가 4할 1푼 2리의 타율을 기록한 뒤 4할을 넘긴 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굴드는 평균값이 아니라 표준편차1)를 분석해서 평균타율의 변이 정도가 감소했음을 밝혀냅니다. 즉, 선수들의 타격 실력은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평준화되고 있고 수비력 또한 마찬가지이므로, 뛰어난 타자는 옛날보다 많지만 4할 타자는 나오지 않는다는 거지요.
이와 더불어 그는 ‘4할 타자가 사라졌다’는 말 자체가, 평균값2)에 근거한 잘못된 정식화라고 비판합니다. 물론 외적인 기록만 보면 4할 타자가 사라지는 ‘경향’이 있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것은 단지 변이의 확장과 축소에 따른 결과일 뿐입니다. 문제는 평균값이란 척도가 이처럼 그릇된 ‘경향’을 끌어내고 오류를 부추긴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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