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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숨은 책방
삼대(三代)가 도란도란 -『대한민국 원주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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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러니 삼대가 한자리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해리포터보다 더한 판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그 판타지가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젊은 만화가 최규석은 『대한민국 원주민』에서 보여줍니다. 이 책은 1977년 진주에서 태어난 최규석이 자신의 집안 이야기를 그린 사실적인 만화책입니다.
어르신 중에는 만화책이 무슨 책이냐고 낯을 찡그릴 분들도 있겠지만, 이 또한 삼대의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선입견일 뿐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하실 것입니다. 이 만화책의 가장 큰 장점은 웃음과 눈물의 적절한 조화 속에서 남녀노소 모두의 공감을 자아낸다는 점입니다. 특히, 어른들이 하는 말은 무조건 ‘구리다’고 생각하는 십대 아이들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는 이만 한 책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자 소개도 머리말도 제쳐두고 본문부터 읽기 시작한 저는, 처음 몇 장을 읽고선 좀 당황했습니다. 분명 현대물 같긴 한데 이야기는 무슨 시대물을 보는 듯하여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뒤늦게 머리말을 찾아 읽다가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저보다도 한참 젊은 이 작가가 어려서 직접 겪은 일을, 저는 아득한 옛날이야기쯤으로 치부해 버렸던 것입니다.
저를 더욱 부끄럽게 한 것은, 작가가 안타까움으로 그려낸 네 누나들의 삶이었습니다. 살얼음을 밟듯 조마조마한 가운데 간신히 진학을 하고, 열여섯 열일곱부터 공장에 다니며 벌이를 해야 했던 그의 누나들은 짐작컨대 저와 동년배거나 후배일 성싶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제 어머니나 이모쯤의 세대를 떠올렸으니, 민망하고 미안한 일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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