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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잔별만큼 걱정도 많아라 - 『데르수 우잘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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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잔별만큼 걱정도 많아라 - 『데르수 우잘라』

노바리 2009. 8. 22. 10:51

..............타고난 성격 탓도 있지만, 세상이 걱정을 부추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밥 한 끼 물 한 모금도 맘 편히 먹기가 힘드니 말이지요.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점점 불편해지는 세상을 살자니, 몸은 좀 고단해도 마음은 편한 세상에서 살았으면 싶습니다. 시베리아의 숲에서 평생을 보낸 자연인 데르수 우잘라처럼 단순하게 사는 거지요.


『데르수 우잘라』는 러시아의 탐험가이자 지리학자인 블라디미르 클라우디에비치 아르세니예프가 1923년에 펴낸 시베리아 탐사기록입니다. 아르세니예프는 1902년부터 20여 년간 수 차례에 걸쳐서 지도에도 드러나 있지 않은 우수리 지방과 시호테 알린 산맥 일대를 탐사하고 그 기록을 여러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데르수 우잘라』는 그 중 한 권으로, 1907년 시호테 알린 산맥의 중부지대를 탐사하고 쓴 것인데 출간과 동시에 작가 고리키를 비롯해 노르웨이 탐험가 난센 등의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1975년에는 일본의 유명한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가 영화로 만들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고요.


언뜻 건조해 보이는 탐사기록이 책으로 영화로 이렇게 사랑을 받은 것은 저자 아르세니예프의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글쓰기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데르수 우잘라’라는 인간 자체가 주는 감동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탐사대의 길잡이로 참여한 데르수 우잘라는 현대인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인간성의 한 진경(眞境)을 보여주는데, 그 울림이 참으로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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