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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리에 시 한 줄

이 땅에 없는 사람을 생각하며

노바리 2009. 5. 25. 18:57

더 이상 노래할 수 없구나 歌人은 말한다

누군가 내 혀의 뿌리를 잘라버렸으니

지나가는 그늘들의 무리를 이제 더 이상 멀리서 바라볼 수 없구나

누군가 내 눈의 뿌리를 잘라버렸으니.

 

밤의 面을 마주치거나 낮의 또 다른 면을 맞이하는

잎새들이여, 구름들이여........

 

-자코테, <사라진 동료에 대한 탄식> 부분- 

 

<불온한 문화, 프랑스 시인을 찾아서>를 읽다. 소개되는 시들이 왜 하나같이 弔歌로 들리는지. 형언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러선 결국 시만 남는가 보다. 한 편을 더 읽는다.

 

존재하는 것들이여, 나직이 말하라

누가 우리의 말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니

그리하여 나를 죽음에게 팔아먹을지도 모르니

내 모습을 숨겨다오

나뭇가지 뒤에,

누군가의 눈에 내가

이 세계의 그림자처럼 보이도록.

 

-쉬페르비엘, <무고한 죄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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