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숨은 책방

너븐숭이기념관의 문학비 본문

나의 이야기

너븐숭이기념관의 문학비

노바리 2017. 7. 15. 13:01

 

 

함덕에 놀러간 김에 너븐숭이 4.3기념관을 들렀다. 뙤약볕 아래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돌무더기 사이 꽃과 풀숲. 애기무덤이란다. 1947년 1월 북촌리에서 일어난 학살 때 죽은 아기들의 무덤. 몸이 차가워진다. 기념관에서 어르신 한분이 우리 둘을 워해 영상을 틀어주고 열띤 설명까지 해주셨다. 440명이넘는 사람이 한꺼번에 죽어 해마다 명절처럼 온 마을이 제사를 지낸다고. 망자의 이름과 나이가 적힌 긴 천이 늘어져 있는데 기가 막히다.

너븐숭이란 넓은 쉄터란 뜻이란다. 그말처럼 커단 나무 아래 너른 바위는 좋은 쉼터였을 터. 그런 곳에서 살육이 일어낫으니...

너븐숭이 옆에 오래 금지되었던 그날의 일을 세상에 알린 현기영의 (순이삼촌)을 기념해 비가 서있다. 사람들이 쓰러진 대로 돌들이 너부러져 있고 비에는 소설 문장들이 새겨져 있다. 펜의 힘이란 이런 것이리라.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라섬에서 배우다  (0) 2017.10.20
여운형 선생 생가에 가다  (0) 2017.09.10
새 가구  (0) 2017.07.02
북바이북의 작가번개  (0) 2017.06.04
아침 신문 보다가  (0) 2017.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