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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숨은 책방
세상에 화가 난 사람에게 -『가만히 좋아하는』 본문
새하얀 눈길을 걸으며 저는 그의 노여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낯선 사람에게 가눌 수 없는 적의를 드러낼 만큼 그를 성나게 한 것이 무엇인지 저는 모릅니다. 어쩌면 그도 자신의 적의가 어디서 근원하는지 모를지도 모릅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사람이 불행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성난 그의 마음이 그의 불행을 더 부추길 거란 사실이지요. 어쩌면 좋을까, 막막한 심정에 시가 들어옵니다.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코스모스」전문)
낯선 이에게 살기등등한 눈길을 보내던 남자도 처음부터 그렇게 날이 서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누구도 핍박하지 않았는데 왜 나만 괴롭히느냐는 억울함이 쌓여서 그리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이도 나처럼 울며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을 감추고 살아가겠지요. 아니, 아귀다툼을 하며 사는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비슷한 심정이겠지요. 아, 눈앞이 흐려집니다.
이 시를 쓴 김사인은 25년 동안 단 두 권의 시집을 펴낸 시인입니다. 요즘처럼 말과 글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거의 게으름으로 여겨질 만큼 참으로 보기 드문 과묵함이지요. 하지만 19년 만에 나온 김사인의 두 번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을 읽으며 저는 그의 게으름이, 그 지독한 과묵함이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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