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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숨은 책방
양천도서관과 작별하다 본문
올 초부터 이래저래 일이 많다. 아프고 다치고, 주로 안 좋은 일들이었지만 그래도 큰 탈없이 다 지나다.
하지만 그 중 독서회 일은 뒤끝이 영 안 좋다.
2월초 도서관에서 갑자기 독서회를 지금처럼 유지할 수 없다는 연락을 해왔다. 코로나 때문에 2월 독서회를 도서관에서 할 수 없다 해서 모임을 연기한 상태에 갑자기 전해진 소식. 내부에 문제가 있어 마음이 복잡했는데 그 소식을 들으니 올 게 왔구나 싶었다.
하지만 25년을 양천도서관 산하 독서회로 문제없이 계속해 온 독서회에 새삼스럽게 딴지를 건 것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서관 측은 독서회는 도서관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동아리 모임이라 우리 글두레처럼 선생을 두고 운영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생인 내게 회원들이 수고비를 지급하는 것도 김영란법 위반이라 안 된다고.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독서회를 도서관에서 계속하고 싶으면 선생 없이 하고, 지금처럼 하고 싶으면 다른 곳으로 가서 하란다.
결국 회원들은 나와 함께하는 길을 택했고 우리는 양천도서관이 아닌 다른 곳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로써 30년을 양천도서관에서 활동해온 글두레 독서회가 사라지게 됐다. 물론 우리야 그 이름으로 다른 곳에서 계속하겠지만 양천도서관 역사에서는 없어진 것이다.
처음엔 이해를 하려 했다. 김영란법이니 뭐니 누군가 문제를 삼으면 도서관 측에선 곤란하니 그러겠지 하고. 그러나 이해를 하다가도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 말을 한 사서들은 자신들 말처럼 새로 양천도서관에 온 이들이다. 시립도서관 사서나 관장은 정기적으로 이동을 하니 몇 년 뒤에는 떠날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이 없앤 글두레 독서회는 그곳에서 30년을 유지해온 역사가 깊은 동아리다. 내가 선생으로 참여한 햇수만 25년이다. 한 독서회가 한 도서관에서 그렇게 오래 활동한 예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될까?
독서회를 만들기는 쉽지만 오래 유지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해본 사람은 다 안다. 그 힘든 걸 그렇게 해왔으면 오히려 대견해하고, 고마워하고, 노하우를 배우려 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새로 만든 규정집을 들이밀며, 어떻게든 독서회를 지켜보려 두 번 세 번 찾아간 회원들을 귀찮은 파리 털 듯 쫓아낸 이들을 보며 의문이 든다.
사서로, 도서관 직원으로 그이들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걸까? 그들이 지키려는 건 자신의 직책인가 직무인가? 도서관은 무엇을 위해 왜 존재한다고 생각할까?
여러 도서관을 오래 다녔지만 유독 양천도서관에만 가면 불친절한 사서들 때문에 눈살 찌푸린 적이 많았다. 결국 그 끝이 이렇다. 왜 양천만 그럴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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