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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광주송정역시장

노바리 2016. 11. 30. 17:22

 

 

 

담양에서 수험생 대상 강연이 있었다. 작년 이맘때 진도에서 했는데 벌써 일년이 지났구나 새삼 놀랐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좀더 재미있게 할 수 없을까 궁리하며 광주로. 역에 마중나온 담양도서관 선생님을 따라 학교로 가다.

점심을 먹은 수험생 60여명 상대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식후라는 게 맘에 좀 걸렸지만 큰 걱정은 안했다. 그러나 십분이 삼십분처럼 지나갔다. 거의 다 잔다. 깨어있는 친구들이 드문 걸 보고 있으니 자신감도 의욕도 사라지고 준비한 얘기도 기억이 안나고.. 나중엔 어서 시간이 갔으면 싶기만. 중언부언하다가 대충 끝내고 질문을 받는데 질문하는 친구도 한둘뿐.

이렇게 힘든 강연은 처음이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학생들에게 미안하고.. 곱씹어봐야 한심할 뿐. 광주역으로 나와 늦은 점심을 먹으러 맞은편 송정시장으로. 따큰한 국수 한그릇 먹고, 유명한 초코파이도 사다. 시장은 깨끗한데 너무 깔끔하서 활기는 좀 없다. 비가 온다. 기차도 온다. 설렘으로 시작한 하루가 쓸쓸히 저문다. 갈 길이 멀다. 나는 아직 멀었다.

근데 집에 와서 먹은 초코파이. 정말 맛있다. 달지도 않고 담백하면서 부드럽고. 아, 많이 사올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