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리에 시 한 줄

소망 - 뒤르가 랄 쉬레스타

노바리 2014. 6. 29. 16:17

소망

가까이 죽음의 그림자 서성이는데

따져 보니 제대로 살아본 것 같지 않아

나는 나를 떠돌던 나그네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 같네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누구였을까

헷갈리기만 하고,

그러면 이 생명 버리고 나도

아예 죽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내 몸 다 타서 재가 되어도

하늘에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죽음의 그림자 저 앞에서 서성이는 지금

이제야 지펴 보는 소망 하나

지금이라도 바짝 삶을 당겨 보고 싶네

마음을 성처럼 강하게 치고

군사를 세우고

그렇게 죽음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싶네

그렇게 삶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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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읽고 적어놓은 시를 우연히 다시 읽는다. 딱 요즈음 내 마음이다. 내가 나의 나그네만 같은, 그래서 도무지 어째야 할지 모르겠는 지금의 내가 읽힌다. 이 시가 실린 시집의 제목은 <누군가 말해달라, 이 생의 비밀>. 나 또한 큰소리로 외치고 싶다. "누군가 말해달라. 이 생의 비밀을!"